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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2-11

최소한의 예의를 보일 것(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최소한의 예의를 보일 것


실종된 후 사체로 돌아온 한 청년에 관한 이야기가 뉴스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한동안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 사건이 자살인가, 타살인가, 혹은 본인 과실로 인한 사고사인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자살이든, 타살이든, 사고사이든 비극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이방인에게는 가파른 달동네도 낭만이고, 여행자에겐 서글픈 빈민촌도 경험이고, 제2자에겐 누군가의 비극도 가십거리가 된다. 그렇게 우리는 때때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애정없는 호기심을 멈추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나의 이야기라면 우리는 허락할 것인가? 우리에겐 타인의 사생활을 알 권리가 없다. 

     내 인생이 누군가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싫다면 타인의 삶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 타인의 삶은 지켜주지 않은 채, 나의 삶만 배타적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것이고, 나에게는 잊혀질 권리를 주장하며, 타인에 대해서는 알 권리를 주장할 순 없다.

     타인의 사생활에 호기심을 접어두는 것, 그건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전제이자 우리가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 Category:
  • 책과 음악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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