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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공단, 고철절도에 완전 무방비

정상훈 Hit : 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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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역의 철강공단에서 수년째 고철을 훔쳐 온 전문절도범들이 최근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피해액만도 시가 10억 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업체의 공장장까지 포함된 절도단들은 허술한 경비체계 등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상습 고철절도범 무더기 검거

포항남부경찰서는 지역의 철강공단 등에서 시가 10억 원 상당의 고철을 5백여차례 걸쳐 훔쳐온 혐의로 모 철강업체 공장장인 최 모 씨(59) 등 64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하고 29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최 씨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자신이 공장장으로 있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D 철강업체에서 일명 차떼기라는 수법으로 420톤 시가 2억 5천만 원 상당의 후판 등을 훔쳐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하청 운송업체 운송기사와 일용공들도 고물상 업주들과 짜고 포항 항만과 제철소 현장 등지에서 개인 승용차량과 덤프트럭 등을 이용해 고철을 빼돌렸다.

이렇게 빼돌린 고철은 최 씨를 포함해 3년 동안 모두 천 백 톤, 시가로는 10억 원 상당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철절도에 경비체계 무방비

이번에 파악된 피해업체들은 모두 4개 업체. 포항제철소나 현대제철 등 이른바 국내 굴지의 철강업체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런 대기업마저 몇 년 동안 절도범들의 범행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고철 절도범들이 범행을 모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관련 업체와 항만의 허술한 경비체계에 있었다.

아직까지 사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단 피의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고철 절도 범죄는 대부분 경비가 취약한 새벽시간대에 이뤄졌다.

이 시간 때에는 대부분 경비원들이 잠을 자고 있거나 평소 안면이 있는 운송업체 운전기사들의 얼굴만을 확인한 뒤 철저한 검색 없이 출입시켰다는 것.

▶고철 현금화 쉬워, 유통구조가 범죄 양산

일반 기계나 부품의 경우 제품의 일련번호 등이 기입돼 있기 때문에 장물을 쉽게 처리할 수 없다.

만약 훔친 장물을 취득하게 된다면 분해해 다시 부품을 판매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고 제 2의 구매자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고철의 경우 취득 경로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고물상들이 싼 값의 장물 고철을 찾게 되는 것.

이 때문에 절도범들은 자신들과 모의한 고물상들에게 바로 현금을 취득해 쉽게 부당이득을 챙기면서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국내외 고철 값마저 끊임없이 상승하면서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초 톤 당 24만 7천원이었던 국내 고철 가격이 지난달까지 14.5%나 상승했고 미국산 고철가도 304달러에서 350달러까지 치솟았다.

▶관련업체 전혀 몰랐나?

사실 철강공단 내 고철절도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다.

이번 경찰 수사를 통해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을 뿐이다.

특히 모 제철회사의 경우 640톤의 고철이 절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품 입. 출고 현황을 수시로 파악하는 대기업에서 범죄 피해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다.

우선 추측되는 점은, 이들 기업이 자신들의 허술한 경비 체계 등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 범죄 피해를 신고하지 않았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범죄 피해가 반복돼 왔는데도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번에 붙잡힌 공장장 최 씨처럼 업체의 직접적인 관련자들이 범죄에 동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도 수차례 난관

이번 사건의 경우 관련업체들의 신고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첩보 수집 등 기획수사가 이뤄졌다.

고물상들의 장물 판매와 취득, 현찰거래와 절도 용의자 파악 등의 순에 따라서 훔친 고철의 유통단계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주범을 찾는 과정이 매우 복잡했다.

또 수사과정이 일부 지역 일간지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수사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담당자들이 제 2의 용의자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재 지역 경찰서에 기자실이나 기자단이 꾸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엠바고 요청이나 기자실 출입 제한 등 징계도 전무해 건보도와 관련한 조율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수사 더욱 확대

현재 경찰은 고철 절도범죄의 근본적인 유통경로를 차단해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범죄가 현재 철강공단 내에 구조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어 정직한 노동의 대가로 살아가는 대다수의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점이 수사의지를 더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경비업체는 물론 회사 관련자의 범죄가담 및 협조, 묵인여부 등 연관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곧 발표될 또 다른 수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항CBS 정상훈 기자 hun@cbs.co.kr
IP : 218.♤.♡.201 Date : 07/11/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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